강원FC, 나르샤의 감동 촛불응원으로 얻은 홈승리

작성일 : 2012-09-28
조회수 : 2367

강원FC는 27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2 K리그 33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은중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광주 FC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FC는 6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14위 광주를 승점 1점 차로 따라 붙었다. 또한 김학범 감독은 부임 약 80일만에 홈에서 귀한 첫승을 챙기며 홈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강원FC의 승리 뒤에는 서포터스 나르샤의 간절한 응원이 있었다. 나르샤는 광주와의 홈경기 전날 저녁 클럽하우스를 방문, 선수들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이러한 나르샤의 애틋한 마음을 헤아린 김학범 감독은 저녁 미팅시간을 30분 뒤로 미룬 뒤 선수들을 위한 팬들의 특별한 응원에 동참했다. 사기를 증진시켜주기 위한 깜짝이벤트였기에 선수단에는 끝까지 비밀에 부쳤다.

춘천, 원주, 수원, 서울 등 각지에 퍼져있던 팬 약 50여명이 늦은 저녁 오렌지하우스 앞에 모였다. 그 시각 선수들은 팀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에 모여 앉아 있었다. 그때 응원곡 소리를 듣고 숙소 밖으로 나간 선수들은 촛불을 든 채 기다리고 있던 서포터스 나르샤와 감동스런 만남을 가졌다.

머라이어 캐리의 명곡 ‘Hero’가 흐르는 가운데 나르샤 회원이 대표로 선수들에게 마음으로 쓴 편지를 낭독했다. 나르샤는 “경기에 이겨달라고 응원하러 온 것도, 강등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도 아니다”라며 “여러분은 25년을 기다려온 우리 고향팀의 자랑스러운 선수들이자 친구이며 동료이고 가족이다. 혼자 아파하며 외로워하지 말고 언제나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편지낭독을 마친 나르샤는 선수단에게 추석맞이 떡 선물을 전했고 선수들과 한명 한명 포옹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이러한 팬들의 염원은 홈경기 승리로 이어졌고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입고 있던 유니폼을 관중석에 벗어 던지는 세레모니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아래는 나르샤가 선수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이다. (관련 유튜브 영상 : http://youtu.be/fJqCZmxT_Bo)

 

 

 

사랑하는 우리 선수단 여러분.

안녕하세요. 먼저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쑥 찾아와서 놀라셨죠? 내일 경기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셔야 하는 걸 잘 알지만 오늘이 아니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이렇게 무례하게 찾아왔습니다.

선수여러분 그리고 코칭스텝 여러분. 요즘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구단 안팎의 사정들이 여러분들을 힘겹게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노심초사 하고 있을 우리 선수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하면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 자리에 찾아 왔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내일 경기를 이겨달라고 응원하러 온 것이 아니고, 강등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도 아니며, 선수들만큼 우리도 힘들다고 불평하러 온 것도 아닙니다.

단 한 가지, 여러분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전하러 왔습니다. 여러분 뒤에는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선수단 여러분, 여러분과 우리는 지금 큰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계속되는 패배에 익숙해져 가고 가난한 도민구단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슬픈 가장 큰 이유는 계속되는 연패 때문도 아니고,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가난해서도 아니며, 사장님이 사퇴하셔서도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의 처진 어깨가 우리를 가장 슬프게 합니다. 기가 죽은 여러분의 모습에 우리의 가슴이 무너집니다.

때로는 화가 난적도 있습니다. 불합리한 심판판정에 화가 난적도 있고, 승리의 순간이 다가와 여러분들에게 박수쳐줄 준비를 하던 경기종료직전, 골을 허용하고 주저앉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화가 났던 순간은 여러분들을 위해 우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해 응원하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입니다.

선수단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에 프로축구가 생기고 25년을 기다려온 우리 고향팀의 자랑스러운 선수들이자, 우리의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희열을 느끼게 해준 여러분들은 우리의 친구이고, 동료이며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여러분들의 아픔과 고통을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여러분 절대 혼자 아파하지 말고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언제나 그리고 어디서나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설령 우리가 다시 패배하고 강등이라는 아픔을 겪을 지라도 우리는 여러분들과 함께 그 역사에 동참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노력과 투혼으로 만들어진 땀방울이 외롭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이런 우리들을 위해서 여러분들이 해주실 일은 단 한가지입니다. 경기에서 실수를 해도 상관없습니다. 져도 상관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해주시고 당당하게 우리 앞에 서 주세요. 절대 어깨를 움츠려 들지 말고, 눈물 흘리지 말아주세요. 우리에게 미안해하는 여러분의 안쓰러운 모습이 우리를 더 미안하게 합니다. 우리 앞에서 고개 숙인 여러분들의 모습이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선수단 여러분. 내일이면 또 경기가 시작됩니다. 여러분과 우리가 함께하는 또 한 번의 추억이 쌓여갑니다. 여러분과 우리가 함께하는 또 한 번의 역사가 기록됩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 우리도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위해 우리도 최선을 다해 소리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선수들.

2012년 9월 26일

강원FC 공식서포터즈 나르샤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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