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박희도, 강원 우승+승격 이끈다!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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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션’ 박희도가 강원 우승과 승격의 선봉에 선다.
박희도는 지난 5월 카타르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두 달 동안 개인훈련으로 몸 상태를 유지한 박희도,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강원이었다. 최윤겸 감독은 박희도를 공격 자원으로 점찍고 강원 유니폼을 입혔다. 강원에 정교함을 더해줄 선수로 판단했다.
10개월 만에 K리그로 돌아온 박희도는 체력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최윤겸 감독은 “카타르 이후에도 꾸준히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하지만 공식 경기에 출전한 지 2개월이 지나 감각이 완벽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희도는 무섭게 팀에 녹아들었다. 지난 7월 10일 부천과 경기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23분을 소화하며 번뜩이는 재능을 증명했다. 박희도가 투입된 지 8분 만에 결승골이 터졌고 강원은 1-0으로 승리했다. 이후 박희도는 4경기에서 교체로 나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치열한 선두권 다툼 속에서 열린 지난 17일 대구전, 박희도는 강원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6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강원은 3-1,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경기 감각이 올라온 박희도는 20일 부천전, 27일 충주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박희도는 충주전에서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절묘한 패스와 과감한 침투로 충주를 괴롭혔다. 박희도를 앞세운 강원은 후반 초반까지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막판 2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비겼다.
통한의 무승부 속에서 박희도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충주 선수와 공을 다투다 넘어지면서 코를 다쳤다. 처음엔 코가 부러진 줄 알았지만 검사 결과 타박상이었다. 다행히 다음 경기 출전엔 지장이 없다. 박희도는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박희도는 “큰 부상은 아니다.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충주전에서 태클이 들어왔는데 넘어지면서 코를 맞았다”며 “경기 감각은 많이 올라왔다. 강원에 거의 적응이 됐다. 경기 내용도 좋아지고 있다. 더 분발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팀이 승격과 우승을 노리고 있다. 승리를 위해 강원이 나를 영입했다. 좋은 여름 영입이라고 생각될 수 있게 좋은 경기력 보이겠다. 팀 성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원은 다음달 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안양과 경기에서 2위 도약을 노린다.
◆ 다음은 박희도 일문일답.
- 강원 입단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강원은 나의 고향이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다. 창단 때부터 큰 관심이 있었다. 감독님의 존재도 중요했다. 말로만 듣다가 이번에 처음 만났다. 정말 좋은 분이다. 나를 원하는 다른 구단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겨울부터 강원에서 나를 원했다. 그런 부분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게 프로다. 지금까지 내가 영입되고 결과가 좋지 않다. 좋은 영입이라는 평가를 꼭 듣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에 웃고 싶다.
- 강원도에서 쉬는 시간엔 무엇을 하나?
주로 선수들을 만나서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한다.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가끔 동료들과 볼링도 친다. 술은 먹지 않는다.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한다.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 카타르 생활은 어땠는가?
4개월 정도 있었다. 카타르 생활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다. 의사소통이 불편하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었다. 외로움을 느꼈다. 경기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동료가 없었다. (고)명진이가 큰 도움이 됐다. 명진이가 오면 한국말로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카타르에서 구단 환경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운동을 쉬면서 한없이 기다릴 수 없어서 복귀하게 됐다.
- 강원이 박희도 영입 시기에 많은 선수를 데려왔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왔다. 100%에 가깝게 호흡이 맞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점차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루이스는 영입이 되고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클래스가 있는 선수라 극복할 것이다. 과거 루이스는 정말 무서운 선수였다. 지금도 충분히 그런 면모를 보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공격수 마테우스와 호흡은 어떤가?
마테우스는 힘, 스피드, 높이 등 장점이 정말 많다. 경험만 늘어난다면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다. 전북의 레오나르도는 K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폭발했다. 마테우스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는 선수다.
- 본인이 강원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나는 원래 골보다 도움을 좋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 장점은 패스라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부분도 강점이다. 오른발이 주발이지만 슈팅은 오히려 왼발이 편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왼쪽 공격수를 하다 보니 적응이 됐다.
- 최근 홈 경기를 평창에서 하고 있다.
축구전용경기장이어서 좋았다. 경기장에서 뛰는 건 다르지 않았다. 스키점프대가 바로 있어서 이색적이었다. 유니폼은 좀 아쉽다. 블랙아웃(메인스폰서 유니폼 광고를 검정색으로 가리는 것) 이후 성적이 좋지 않다. 땀이 배출되지 않아 자꾸 달라붙는다.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
- 본인 축구인생 최고의 순간은?
가장 좋은 순간은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다. 정말 기뻤다. 우승했을 때도 행복했다. 지금까지 서울과 전북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내가 맡은 역할이 어땠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팀으로 우승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강원에서 세 번째 우승을 꼭 달성하겠다.
- 본인 축구인생 최악의 순간은?
부산에서 마지막 시즌이 힘들었다.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부주장까지 맡았지만 새로운 감독님과 소통이 되지 않았다. 정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축구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의지할 곳은 부모님뿐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힘든 것을 보면서 그만둬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만두는 건 아니라고 결정했다. 이후 서울, 안산, 전북을 거쳐 강원에 입단하게 됐다.
- 앞으로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는?
플레이오프를 안 거치고 승격하길 원한다. 쉬운 팀은 없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마지막이고 결승이다. 매 경기 죽기 살기로 하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무조건 팀이 우선이다. 우승하길 바란다.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최고의 성과로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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