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R) 4/10(일) 14:00 강원FC(H) vs 포항스틸러스, 응원오세요. ^^
강원FC가 창단하던때 먹고 살려고 타향에서 일하느라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는데 축구라고 관심이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고향에 프로축구팀이 생긴다는 소식조차 몰랐지요.
나중에 강릉에 와 보니 공무원 친구들이 강원FC 공모주를 몇주를 샀느니 하며 주주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런가보다~ 하고 일상에 묻혀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어찌어찌 고향에 돌아와 살게 되면서 시간적 여유도 조금 생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축구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박지성 선수가 맨유 현역시절이라 EPL 경기나 보고 그런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애들 어릴때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가족여행으로 유럽을 갔습니다.
손흥민선수의 영향으로 토트넘 홋스퍼의 홈구장 투어를 했습니다. 비시즌이었기에 조용하긴 했지만
투어팀 예약은 거의 풀부킹이었는데 저희가 간 그때 한팀이 비어 운좋게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홈팬들의 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강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투어를 3대(할아버지, 아버지, 손자)가 오기도 하고, 외국에서
홈구장 투어를 하기 위해 동료들끼리 오기도 했습니다. 투어팀 중 유일하게 동양인이었던 우리 가족을 보고 모두 환하게 반겨주며
코리안이냐고? 손때문에 왔냐고? 자기들도 손흥민 선수를 너무 좋아하고, 자기네 팀의 소중한 공격수라고 뿌듯해 하더라고요.
라커룸에서도 손흥민 자국 팬이 왔다고 손흥민 선수 자리에 저희 가족보고 앉으라고 배려해주는 등 축구에는 진심인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자기팀 선수들이 지내는 곳을 직접 보며 너무 행복해 하더군요.
이때부터 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일상에서 축구가 얼마나 의미가 있고 소중한지..
나도 내 고향팀이 있는데 나는 왜 이들처럼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며 추억을 만들지않고 그저 돈만 좇으며 살고 있을까?
지인들과 만나 술만 퍼마시고 서로 돈자랑, 차자랑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는지..하고 말이죠.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사는동안 경제적 여유도 중요해진게 사실입니다만, 그 와중에도 소중한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자고 다짐하며 고향팀을 찾아 왔습니다.
단순히 TV를 통해 편히 경기를 보면서 힐난하고 키보드로 욕하고 비난하기는 참 쉽더라고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인생 이치가 그렇더라고요. 힘든만큼 희열도 크잖아요. 대관령까지 차타고 가면 편하지만 감흥이 없죠~ 하지만 자전거타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오른 대관령 정상에서 느끼는 기분이 비교가 안되듯 말입니다.
직접 경기장까지 오는 수고로움을 통해 팀에 애정이 더 생기고, 경기장에 입장료를 지불하며 직접 관전을 하고, 홈 응원석에서 함께 박수치고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노고를 해보니 알겠더라고요.
선수든 코치진이든 팬이든 모두 승리를 바란다. 잘할 때도 있고 실망스러울때도 있으니 격려하고 응원만 해 주자.
10만의 객석이 매진되는 FC바르셀로나처럼은 아니더라도 강릉 종합경기장이 ‘우리 홈구장이구나~‘ 선수들에게 피끓는 의욕을 느낄 수 있게
지금보다는 더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단 생각에 글 써 봅니다.
이번 주말에 치러지는 9라운드는 강릉 친구네랑 서울에서 주말 방문하는 친구네들도 끌고 직관가겠습니다. 홈에서 멋진 경기 기대합니다.
강원FC 사랑합니다. 화이팅!! 다들 응원오세요.
6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요즘 경기력좋아져 선수들도 한껏 고무된 듯 한데, 이럴때 팬들도 개막전때처럼 2천명 넘게 와 주시면 참 좋겠어요.
갑니다. 직관하러.... 반드시 필승!!!! 보고 싶네요.
글 속 곳곳에 진솔함과 찐한 팬심이 그려져 있네요. 강원의 전사들이 반드시 포항전 승리하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주길 응원합니다.
네~ 함께 응원해요. 즐겁고 행복한 일요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
정말 글 하나하나에 공감이 가는게.. 많습니다. 추억을 공유하지 않고 돈만 쫓으며 살고 있을까~?라는 말은..뼈가 때린는 말이네요. 강원도에 그리고 강릉에 프로 축구 팀이 있다는건 팬으로써 생활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축구 라는 거에 내가족과 내 지인들과 소통이 가능하고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것 같아요. 말로 표현 못할 애정이랄까!? 그런게.. 막 생기고 그러거든요, 특히 아이와 공유 할수 있다는게 참 좋구요. 암튼.. 저두. 강원팬으로써 직관하러..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팀도 성적이..같이.올랐음 하네요.!!
민관식님, 좋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 솔직히 예전에 비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강원도(강릉)가 문화생활(공연, 스포츠 관람 등)을 누릴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그나마 강원FC라는 프로축구팀이 있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어웨이 경기까지 물불 안 가리고 찾아가 응원하고 싶지만, 각자의 사정에 어디서든 진심으로 응원한다면 의미가 있고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홈경기있을때면 `아~ 오늘 강릉에 축제가 있구나!'하며 응원가려 합니다. 이 재미있는 축제에 강원도민, 강릉시민 분들이 많이 오셔서 함께 하면 참 좋겠습니다. 강원FC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