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강원감독, “한국의 아스널을 꿈꾼다”
작성일 : 200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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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만 기다려 달라. 강원 FC의 축구, 최순호의 축구가 드러날 것이다.”
K리그 막내 강원 FC의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6일 중국 쿤밍 해경체육기지. 오전 훈련을 막 끝내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인터뷰에 나선 최순호 강원 감독에게는 신생팀 감독답지 않은 여유가 묻어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마이 웨이’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2년간 성적은 묻지 말아 달라. 두 시즌은 강원 축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내가 구상하고 있는 축구를 선수들이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3개월이 1차 평가기간이고 6개월이 2차 평가기간이다. 9개월 정도가 지나면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소화하는 선수들과 그렇지 못하는 선수들이 드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이 구상하는 강원 FC의 색깔을 무엇일까.
“‘밸런스·템포·전환·압박’이 내가 강조하는 키워드다. 팀으로 설명하자면 잉글랜드의 아스널이나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 같은 스타일의 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팀 퇴장 제로’에 도전하겠다는 이색적인 각오도 밝혔다.
“페어플레이는 축구 선수의 기본 자세다. 실점 상황이 오면 필드골을 내주더라도 반칙으로 끊지 말라고 지시한다. 필드골이 터져야 경기장을 찾은 팬도 즐겁다”고 최 감독은 자신의 축구철학을 밝혔다.
실제로 선수 시절 K리그 100경기에 출전한 최 감독은 한번도 레드카드를 받지 않았다. 경고 한차례 받은 것이 비신사적인 행위의 전부였다. 또 최 감독이 이끌던 지난 시즌 울산 미포조선은 내셔널리그 26경기에서 경고만 16개 받았을 뿐 퇴장은 한차례도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장수 베이징 궈안 감독이 불쑥 최 감독의 방을 찾았다. 후배인 최 감독은 이 감독을 위해 손수 커피를 만들었고 이내 그들의 삶의 전부인 축구 얘기로 빠져들었다.
<쿤밍(중국)| 스포츠 칸 = 김종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