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뉴스

전남전을 통해 얻은 소중한 세 가지

작성일 : 2009-04-14 조회수 : 17,046



강원FC는 지난 11일 전남드래곤즈와의 리그 세 번째 홈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승점 3점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경기 내용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강릉종합운동장을 찾은 많은 팬들은 희망과 기대를 동시에 느끼며 돌아갈 수 있었다. 강원FC가 전남전을 통해 얻은 소득은 과연 무엇일까.

1. 승점을 챙기다.
이날 경기에서 얻은 승점 1점 덕분에 이번 라운드에서 승점을 얻지 못한 인천, 제주, 포항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며 5, 6, 7위로 순위가 떨어지고 말았다.  5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강원FC는 2승 2무 1패를 기록, 승점 8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한 강원은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 주말 휴식라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날 강원FC는 마지막 순간 2-3에서 3-3으로 따라붙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는데, 이는 많은 의미를 던진 결과였다. 상대 전남은 이미 두 번의 무승부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따라잡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결과 골을 넣고도 확실하게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것은 결국 또 한 번 비슷한 내용의 무승부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강원은 어떠했는가. 이미 강원은 지난 달 14일 부산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막판 극적인 동점골로 '드라마'를 연출한 바 있다. 당시의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약이 된 것은 분명할 터. 이는 전남전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했고 결국 선수들은 또 한 번의 극적인 승부를 연출해냈다.

2. 김영후가 골맛을 보다.
그동안 최순호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김영후에 관한 질문들을 매번 들어야만 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그의 활약을 지켜보며 골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방증이겠다. 사실 최순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김영후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공격수로서 최고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골이 없다는 점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그는 2골 1도움을 기록, 팀의 모든 득점 상황에 관여하면서 마침내 프로 데뷔 후 골 맛을 보는데 성공했다. 김영후가 골 맛을 봤다는 사실은 강원에게는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울산미포 시절부터 김영후는 몰아치기에 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단 한 번 터졌다'하면 그 다음부터는 거칠 것 없는 득점행진을 보여주곤 했던 김영후다. 프로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해나가고 있던 그가 골 맛을 보기 시작했으니, 이제 거침없이 몰아칠 일만 남았다고 볼 수 있겠다. 
 
3.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다.
김영후의 골 소식 이상으로 강원이 얻은 소중한 소득이 있다. 그것은 강원이 신생팀이 아닌 리그의 상위권 판도를 위협할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지난 전남전처럼 초반에 상대에게 실점을 했을 경우, 전력이 약한 팀들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져 그대로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강원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따라붙는데 성공했고, 나아가 역전골을 성공시키기까지 했다. 선제골을 기록했을 경우 확실히 승리를 굳혀나가고, 선제골을 내주더라도 침착한 대응으로 경기의 판도를 바꿔놓는 이들의 모습은 그동안의 신생팀들과 비교해봤을 때 차원이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을용, 정경호를 제하면 프로무대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매 라운드 알찬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도 축구팬들과 언론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다음 라운드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게 될 강원FC는 다음 라운드가 열리는 26일-아마도 내륙 원정길 중에서는 최장 길이가 될-광주 원정에 나서게 된다. 홈과 원정을 반복해서 오고가는 힘겨운 일정이 계속되고 있지만, 패기와 자신감으로 충만한 상태이기에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단은, 다음 주말만은 편히 TV앞에 앉아 다른 팀들의 진흙탕 싸움을 지켜보며 전력탐색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