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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의 샛별, 수비수 NO.4 곽광선의 이야기

작성일 : 2009-06-17 조회수 : 17,247


올 시즌 KBS1 ‘비바 K-리그’ 베스트골에 두 번 연속 선정된 최초의 선수이자 강원FC의 첫 베스트 골 주인공. 숭실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강원FC에 입단한, 아직은 채 프로 1년이 되지 않은 풋내기지만 벌써 시즌 3호골을 터트리며 강원FC의 홈 무패 행진 돌풍의 주역인 곽광선. 한 마디로 소개하자면 ‘강원FC의 샛별, 수비수 NO.4 곽광선’이 되지 않을까. 

           

지금부터 곽광선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초등학교 3학년 당시 형을 따라다니며 처음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축구’가 너무나도 좋았던 그는 부모님의 반대에 좌절하지 않고 3년간의 끈질긴 설득 끝에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그라운드를 누비며 축구선수의 꿈을 이룬 그에게 현재 축구란, 하늘이 이어 준 놓칠 수 없는 끈과 같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성실하게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꼭 다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실하게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자’가 저의 좌우명이거든요.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그리고 부모님께서 제가 축구하는 것을 그렇게 반대하셨는데, 포기하면 너무 죄송스럽고 염치도 없잖아요. 그래서 힘들고 지쳐도 항상 부모님을 생각했어요. 그럼 이 악물고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뒤에서 항상 마음 졸이며 지켜보신 부모님을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곽광선이다. 그 때문일까. 대학을 졸업 후 프로 입문과 동시에 곽광선은 2009 K-리그 전반기 내내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때문에 강원FC에 입단 후 치룬 매 경기마다 많은 애착이 갈 수밖에 없겠다. 한편으론 300만 강원도민의 관심과 많은 취재열기 속에서 스스로 느낄 부담감이 이만저만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강원FC가 올해 첫 시즌이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다른 팀 보다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은 것 같아요. 또 강원FC만의 색깔을 입히고 있는 중이니까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부담도 적었던 것 같아요. 3월 8일 프로리그 데뷔전이었던 제주와의 경기, 정말 너무나 떨리고 긴장된 순간이었어요. 관중들이 그렇게 많은 경기가 처음이었거든요. 다른 생각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난 경기였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뛰고 싶었다던 곽광선. 노력은 곧 현실이 되어 나타났고 그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3호골을 터트리며 ‘골 넣는 수비수’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게 됐다. 전남과의 경기에서 1호골, 대구와의 경기에서 후반49분, 극적인 동점골이 된 2호골,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뽑은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인 3호골까지. 채 절반만 돌은 2009시즌 동안 그는 10경기에서 무려 3골이나 뽑아냈다. 

“수비수라는 포지션이 사실 공격을 막는 것이 주된 임무지 골 넣는 것이 주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골을 넣어야 된다는 부담이 별로 없었고, 덕분에 집중력을 더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대학교 시절, 정식대회 때 골을 넣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프로리그에 와서 딱 첫 골을 넣으니까 기분이 매우 좋았죠. 정말 기뻤어요."

                    
                                                                                                                               
강원FC는 평균연령 25세 이하의, 갓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이 많은, 한마디로 젊은 팀이다. 그 젊음을 무기삼아 강원FC는 시즌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창단 첫 경기에서의 역사적인 승리와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의 얻은 짜릿한 승리, 또한 가장 최근에 치른 울산현대와의 승리까지. 10경기 중 3승4무3패 15골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아무래도 울산전이에요. 울산과의 원정경기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저희를 응원해주셨어요.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오셔서 응원해주는 나르샤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또 한 경기에 7골이나 터지는 흥미진진한 경기였어요. 물론 제가 골도 넣어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몰라요(웃음).” 

그렇다면 누차 지적되고 있는 수비조직력에 대해, 중앙수비를 맡는 선수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긴장이 염려됐으나 웬걸. 후기리그에는 강원FC 수비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호언장담이 되돌아왔다. 

“창단 첫 해에 반이 지나간 지금, 전반리그를 돌아보면 강원FC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득점만큼 실점 또한 많이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은 편이 아니에요. 아무래도 제가 수비수라서 그런가 봐요. 3주간의 휴식 기간 동안 열심히 수비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훈련 중이니까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해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더 이상 ‘수비불안’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고 싶어요." 

수비수는 상당히 매력 있는 포지션이다. 상대 공격수를 힘과 스피드로 압도하여야 하며, 전체적인 경기조율 또한 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확한 패스능력과 판단능력을 겸비해야 하며 동료 수비수간의 눈빛만 봐도 어떤 플레이를 전개할지 알아채야만 하는 ‘호흡’ 또한 함께 길러야만 한다. 그렇다면 곽광선은 어떤 선수를 가장 ‘쿵짝’이 잘 맞는 선수로 뽑을까. 

“수비수는 호흡이 정말 중요한 포지션이잖아요.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김봉겸 선수에요. 아무래도 같은 포지션이다 보니까 얘기도 많이 해야 하죠. 눈빛만 봐도 서로가 뭘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지 공격도 막고 실점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수비수로써 자부심을 갖는다는 곽광선은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선수 같은 수비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선수로 태어난 사람은 모두 그럴 거 에요. 가슴의 조국을 안고 뛴다는 것 말이에요. 저도 한국에서 축구선수로 태어났으니 가슴에 태극마크를 안고 뛰고 싶어요. 또 홍명보 선수와 같이 축구와 함께하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홍명보 선수의 계보를 잇는 수비수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강원FC는 당신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막연한 질문이었으나 곽광선은 강원FC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과 강원FC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강원FC는 공격축구를 하는 팀이에요 ‘0-0으로 비기는 것보다 4-3으로 지는 게 낫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최순호 감독님께서는 공격축구를 추구하세요. 강원FC는 골에 대한 열정 또한 굉장히 높은 팀이에요. 한번 골이 터지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골 폭풍’이 몰아치죠. 골이 많이 터져야 경기도 즐겁고, 경기장에 오시는 분들도 더불어 즐겁잖아요. 저희 강원FC는 관중들을 위한 경기를, 골이 많이 터지는 경기를, 경기장에 오시면 실망시키지 않도록 좋은 경기를 앞으로도 꾸준히 보여 드릴 거 에요. 6월 21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2009 K-리그 많이 보러 와 주세요(웃음).”

K-리그 명예기자 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