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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우기 통해 ‘참여’와 ‘땀’의 소중함 배워

작성일 : 2010-02-22 조회수 : 12,050


                   
강릉시 노암동 축구공원 내 천연잔디구장. 지난 폭설로 잔디구장에는 80cm 가량 눈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잠시 후 그곳에 삽을 든 건장한 청년들이 등장했다. 하나 둘 세어보니 어느새 39명. 바로 지난 17일 3주간의 쿤밍 전지훈련을 마치고 건강히 돌아온 강원FC 선수들이었다. 그 뒤로 김원동 대표이사를 위시로 최순호 감독, 김상호 수석코치, 최진철 코치, 서동명 GK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팀 닥터, 버스 운전기사 등 지원스태프까지 50명이 넘는 선수단 전원이 훈련장에 일제히 모였다.  

 오전훈련을 오후로 미룬 선수단은 삽과 끌개를 들고 잔디구장에 쌓인 눈들을 직접 치우기 시작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지만 자신들이 뛰는 훈련장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제설작업에 동참했다. 크로아티아 수비수 라피치는 건장한 체격조건과 특유의 집중력을 앞세워 가장 많이 눈을 치웠고 동료 선수들은 그런 라피치에게 ‘삽질의 제왕’이라 부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라피치는 예서 그치지 않고 브라질이 고향이라 눈 치우기에 익숙하지 않은 까이용을 비롯한 91년생 막내 선수들에게 삽으로 쉽게 눈을 치우는 방법을 즉석에서 강의해주는 등 성실한 태도로 코칭스태프들로부터 박수받았다.  

 또한 이을용, 정경호, 김영후 등 고참선수들은 나서서 쌓인 눈을 수레에 담아 치우는 등 자발적인 참여와 모범적인 모습으로 신인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러나 주장 정경호는 “선수단이 쿤밍에 있는 동안에도 강릉시 관계자분들이 연이은 제설작업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선수들을 위해 이렇게나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 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당연한 일을 했다”고 손사래 쳤다.

  김원동 강원FC 대표이사는 “선수들이 훈련장에 나와 함께 눈을 치우는 과정을 통해 ‘참여’와 ‘실천’ 그리고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운동장의 소중함’을 배웠다”며 “무릇 프로선수라면 책임감을 갖고 선도(先導)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함께 눈을 치우며 땀 흘린 오늘 오전은 모두에게 귀한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