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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를 일으켜 세운 김용갑 감독의 한마디

작성일 : 2013-09-30 조회수 : 1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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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0R 대전과의 원정경기에서 김봉진과 전재호의 멀티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강원FC는 지난 성남전에서 0-2로 패하며 스플릿리그 첫 패배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때 의기소침해진 선수들을 위해 전재호, 배효성, 박호진, 남궁웅 등 고참선수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신인선수들과 고참선수들이 함께 저녁식사 자리를 가지며 훈련장과 숙소에서 나누지 못했던 속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지더라도 투지있게 하자. 우리가 뒤에서 받쳐줄테니 걱정말고 몸을 던지자”던 고참선수들의 이야기는 어린선수들의 마음가짐까지 바꿔놓았다. 특별한 교감의 시간이었다.

 

 

대전전 당일 오전에는 김용갑 감독이 나섰다. 김동기, 이준엽, 최진호, 김봉진, 최우재 등 엔트리에 든 어린 선수들을 감독실로 불렀다. 김용갑 감독은 “내가 오기 전 너희들은 어떤 선수들이었냐. 2군에서 훈련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설움을 많이 받지 않았느냐”는 말로 운을 뗐다. 김 감독은 “나는 너희들이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쌓았던 울분을 운동장에서 쏟아냈으면 좋겠다, 전술은 내가 준비하지만 정신력은 너희들이 준비해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전장에 나가는 장군처럼 투혼을 다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문은 유효했다. 대전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김오규, 최우재 등 젊은 수비수들은 “잊어버리고 다시 하면 된다”고 외쳤다. 배효성은 “보통은 내가 먼저 경기 중에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엔 어린 선수들이 먼저 할 수 있다고 외치더라”며 “팀을 향한 선수들의 믿음이 오늘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멀티골을 기록한 전재호도 “김동기, 이준엽, 최진호 등 젊은 공격수들이 앞에서 많이 뛰어준 덕에 미드필드에서 편하게 뛸 수 있었다. 내가 2골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라며 어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주장 배효성 또한 “오늘 이 경기뿐이라는 절실함과 한발 더 뛰는 강한 투지를 감독님이 항상 강조하셨는데, 오늘 선수들이 그런 경기를 보여준 것 같아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선수들은 강릉으로 돌아와 다시 오는 주말 원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홈경기 준비에 들어간다. 김용갑 감독은 “정신력에서 이긴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자신을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한 선수 모두를 칭찬해주고 싶다”며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되어 뛴다면 강원FC는 살아남을 것이다. 나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렇듯 투혼 속에 일궈낸 강원FC의 승리 뒤에는 선수들을 향한 김용갑 감독의 한결같은 믿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