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에이스' 최진호, 강원 잔류를 선택한 이유는?
"강원은 저에게 특별한 팀이죠."
젊은 팀으로 탈바꿈한 강원FC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최진호(25)다. 그는 지난시즌 후반기 강원 유니폼을 입고 22경기에 나서 6골-1도움을 올렸다. 빠른 발과 결정력을 앞세워 강원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스포트라이트라는 것을 받아봤다"며 웃었다. 겨울이적시장 동안 최진호에게 K-리그 클래식팀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2부리그 팀인 강원 잔류를 선언했다. 강원에 진 빚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부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진호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12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암흑기였다. 2년차에는 7경기에 그쳤고, 2013년에는 연봉협상부터 꼬였다. 동계훈련에서는 아예 배제된다는 인상까지 받았다. '안되겠다' 싶어 부산과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팀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결국 여름이적시장이 열릴때까지 6개월을 쉬어야 했다. 7월에 테스트를 받았고, 가까스로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강원 입단 후 첫 경기가 부산전이었다. 당시 최진호는 1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진호는 "나를 살려준 구단이 강원이다. 지난시즌 아쉽게 강등됐기 때문에 다시 팀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개인적 목표보다는 이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만 있다. 그만큼 강원은 나에게 특별하다"고 했다.
승격이라는 각오 속에 새시즌을 출발했지만 지금까지는 스트레스 투성이다. 스스로 6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연습경기 도중 손가락을 밟혀 인대가 끊어졌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부분도 있고, 약간의 통증도 남아있다. 더 답답한 것은 새로운 적술에 적응하는 것이다. 알툴 감독은 세밀한 패싱게임을 앞세운 중앙 지향적인 축구를 강조한다. 측면에서 빠른 발을 장점으로 하는 최진호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최진호는 "너무 어렵다. 솔직히 나는 투박한 스타일이다. 측면에서 뛰다가 안에서 세밀한 축구를 하려니까 벅찬 부분이 있다. 내 스타일만 고집하면 경기도 못뛰고 발전에 한계가 있다. 열심히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고 했다.
그러나 긍정의 에너지로 극복하려 한다. 최진호는 팀내 공인 분위기메이커다. 그는 적극적이고 친화력이 좋다. 강원이 묶고 있는 터키 안탈리아 호텔의 직원들과도, 심지어 놀러온 관광객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그는 이런 장점을 인정받아 부주장으로 뽑혔다. 최진호는 "주장 김오규와는 관동대 때부터 친했다. 그래서 서로의 생각을 너무 잘안다"며 "부주장은 주장을 받춰주는 역할이다. 오규가 벅차지 않게 선수들끼리 잘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개인보다는 팀을 여러번 강조했다. 최진호는 "막상 강등을 당했을때는 아무 생각도 안들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서 우리가 진짜 떨어졌구나 하는 실감이 나더라"며 "내가 잘해야 겠다는 생각은 갖지 않는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도 개인적인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강원의 승격만 생각하겠다. 그러면 지난해 같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탈리아(터키)=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