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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챌린지 2위' 강원FC, 메인스폰서 가린 이유는?

작성일 : 2016-08-11 조회수 : 13,008

[인터풋볼=강릉] 정지훈 기자=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강원FC의 유니폼 전면에는 메인스폰서가 가려져있었고,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A보드에도 메인스폰서인 '하이원 리조트'는 볼 수 없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강원FC는 10일 오후 8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27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루이스가 데뷔골을 터트렸지만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강원은 패배했지만 순위 경쟁을 펼치는 대구 역시 패배하며 리그 2위 자리는 지켰다.

아쉬운 결과였다. 최근 강원은 루이스 등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내심 리그 선두 안산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고, 루이스의 데뷔골도 빛을 내지 못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였다. 안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도 그랬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또다시 터져 나온 메인스폰서 문제였다. 이날 강원은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 전면 메인스폰서를 검은 시트지로 가리고 경기를 치렀고, 경기장 곳곳에 있는 '하이원 리조트' A보드를 모두 흰 천으로 가렸다. 한 마디로 강원의 메인스폰서 광고를 모두 가린 셈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분명했다. 강원의 입장에서는 해묵은 갈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초강수였고, 자신들의 의지를 메인스폰서인 '강원랜드'에 알리고자함이었다.

해묵은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창단한 강원은 메인스폰서로 강원랜드와 동행하고 있다. 메인스폰서 자리인 유니폼 전면은 물론 경기장 A보드, 관중석, 홈페이지 등 모든 곳에 강원랜드의 브랜드인 하이원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2011년 강원 구단 경영진과 강원도지사 교체가 맞물리면서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고, 갈등은 지난 2013년 강원이 2부 리그로 강등되자 더욱 심화됐다.


문제는 지원금이었다. 강원랜드는 지난 2013년 강원이 2부 리그로 강등되자 지원금을 삭감하기로 결정했으나 지역-정치권 인사들의 중재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강원이 지난해 2부 리그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지원금을 삭감하기로 다시 한 번 결정했고, 논란이 일어나자 일부를 집행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였다. 지난 시즌에는 일부라도 후원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아예 후원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였다. 강원 구단은 올해 3월 조태룡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강원랜드와의 후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만날 수 없었고, 결국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 문제는 뒤로 넘겨졌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이번 시즌 강원은 조태룡 대표이사 오면서 선수단 개편은 물론 구단 차원에서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힘을 쓰면서 강원에서 가장 사랑받은 팀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루이스, 마라냥, 박희도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하며 경기력까지 잡았다. 여기에 메인스폰서인 강원랜드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8년간 이어진 동행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강원의 조태룡 대표이사는 지난 3일 강원랜드 관계자들과 만나 메인스폰서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강원랜드는 이 자리에서 지원금 중 일부를 조기 집행하겠다는 의중을 보였지만 조태룡 대표이사는 약속한 금액이 아니라면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강원은 현재까지 메인스폰서에 대한 지원금을 받지 못했고, 이것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니폼 전면과 경기장 곳곳에 있는 A보드에서 '하이원 리조트'를 뺀 것이다. 여기에 북쪽에 자리한 강원의 서포터즈들도 자신들의 유니폼에서 메인스폰서를 지우거나 가려 구단의 뜻에 동참했다.

강원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강원은 루이스 등 특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내심 챌린지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문제로 선수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기에 구단과 강원랜드의 조속하게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