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강원FC 시즌권을 단체로 구매하려는 이유
바다 건너 일본에서 강원FC 연간 회원권 구입을 원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일본에 사는 나리타 타카코 씨는 구단 관계자를 통해 강원FC 연간 회원권을 단체로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원도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그가 강원FC 연간 회원권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인과 강원FC의 연결고리는 ‘샤이니 민호’다. 나리타 씨는 샤이니, 그중에 민호의 열광적인 팬이다. 그에게 샤이니는 정말 특별한 의미다. 나리타 씨는 5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에 빠져있었다. 너무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나리타 씨를 보다 못한 지인들이 힘을 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샤이니 콘서트에 데려갔다. 나리타 씨는 오랜만에 ‘즐겁다’라는 마음이 다시 생겼고 슬픔을 극복했다.
나리타 씨는 민호의 아버지가 강원FC 최윤겸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연스레 강원FC를 응원하게 됐다. 지난 2014년 11월에는 직접 영양제를 선수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최윤겸 감독이 강원FC 사령탑을 맡은 이후부터 구단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한 나리타 씨는 지난해 12월 23일 강원FC 시즌권 판매 소식에 단체 구매를 계획했다.
그는 “연간 회원권은 구단 운영에 있어 필요한 수익이다. 이런 단체 구매가 구단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개인으로 진행하는 단체 구매라 얼마나 많은 일본 팬들이 참여 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SN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고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 팬들은 구입한 연간 회원권을 강원도 소외 지역에 기부한다. 물리적 거리 때문에 매 경기를 찾지 못한다고 판단해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 강원FC는 이런 의도를 적극 받아들여 홈경기마다 소외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노인 등을 초대해 해당 시즌권 좌석에서 경기를 관람할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나리타 씨가 단순히 민호를 좋아해 이런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과거 요코하마에서 뛰던 유상철의 통역을 맡기도 했고 지금도 축구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ACL에서 이기는 방법’이라는 책을 쓰고 심판 라이센스를 딸 정도로 민호 못지않게 축구를 좋아한다.
나리타 씨는 자신이 바라본 한국 관람 문화에 대해 설명하며 진심으로 더 발전하길 기원했다. 그는 “한국 K리그는 일본 J리그에 비해 관객이 많지 않다. 한국에선 적극적으로 표를 사서 경기를 보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연간 회원권을 사서 전 경기를 보는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 그래야만 선수들도 힘이 나고 열심히 뛰어야 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강원FC 홈경기장이 가득 차서 ACL 진출 도전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 강원FC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샤이니 민호도 강원FC 시즌권 구매를 독려하고 있다. 민호는 “올해 많은 팬들이 홈경기장에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즌권 구입하는 것도 꼭 잊지 마세요. 강원FC의 ACL 진출을 기원합니다. 강원FC 파이팅!”이라고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영상은 강원FC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angwonfc/videos/1187918634657084/)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강원FC는 오는 6일까지 시즌권 사전 신청을 받는다. 사전 신청자는 연간 회원권 가격의 70%가 할인된 금액에 강원FC 홈 전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사전 신청 개시 12일 만에 이미 지난해(138매) 8배 이상의 좌석이 팔려나갔다. 일본 팬들까지 더하면 그 수치는 더 늘어난다.
‘강원FC 주장’ 백종환은 가족 단위 팬들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패밀리 연간회원권을 구매한 가족 가운데 추첨을 통해 자신의 등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 100벌을 선물한다. 백종환은 유니폼에 자필 사인까지 더해서 정성스레 선물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시즌권 온라인 판매는 1월 18일 오전 10시부터 이뤄진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공지에 따라 시즌권 구입을 진행하면 된다. 2017시즌 시즌권 구입자는 2018시즌 시즌권 구매 시 우선 구입과 추가 할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전 신청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도 여전히 많은 좌석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강원FC는 2017시즌을 ‘Great Union(위대한 연합)', 강원도의 힘을 보여줄 적기라고 믿고 있다. ’ACL 도전‘이라는 전쟁에 나서는 전사들에게 강원도민의 힘이 필요하다. 팬들의 하나된 진심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강력한 무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