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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찾은 강원FC 여대생 팬들 "이제 설움 끝, 행복 시작!"

작성일 : 2017-02-04 조회수 : 19,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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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를 보기 위해 고성을 찾은 이민지 씨(왼쪽)와 이현아 씨>




하늘 높이 고개를 내민 따뜻한 햇볕에 쌓였던 눈이 사르르 녹은 3, 강원FC는 고성에서 훈련에 전념했다. 어느 때보다 따사로운 날씨에 선수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훈련 장소인 토성공설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그라운드에서 한참 멀찍이 떨어진 구석에 눈에 띄는 두 명이 있었다. 둘은 서성이다가 그라운드 근처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저기요. 혹시 관중석 쪽에 올라가서 훈련 지켜봐도 되나요?”


괜찮다는 직원이 말이 떨어지자 둘의 얼굴은 환해졌다. 그리고 다시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사진 찍어도 되나요?”


괜찮다는 말이 다시 나오자 어깨에 걸려있는 카메라를 다잡고 관중석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둘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강원FC 선수들의 훈련을 살펴봤다. 2시간 가까이 훈련이 이어졌지만 단 1분도 관중석 밑으로 내려오는 법이 없었다. 시선을 경기장으로 집중한 둘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경기에 집중하는 이현아(22) 씨와 이민지(21)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현아 씨는 속초에 살고 있어요. 강원FC 훈련이 고성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고 이곳으로 달려왔어요.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교통편이 좀 불편했어요라며 버스로 근처에 온 뒤 택시를 타고 여기에 도착했어요. 외진 곳이기에 택시 할증 요금이 붙어요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씨 역시 속초에서 이현아 씨와 함께 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토성공설운동장을 찾았다. 둘은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축구라는 공통분모로 가까워졌다.


 


이현아 씨는 강원FC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팀이잖아요.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어요. 언제부터라고 정확히 꼬집어서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사실 U-리그의 열렬한 팬입니다. 숭실대를 좋아하는데 매번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지켜봅니다이번에 들어온 유청인 선수가 숭실대 소속이잖아요.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이에 질세라 이민지 씨는 저는 원래 K리그만 봤어요. 그러다가 친구를 통해 U-리그를 함께 보게 됐어요. 그냥 축구가 좋아요.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안수민 선수를 가장 좋아해요. 대학교 때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경기를 보면서 실제로 그렇게 느꼈어요. 강원FC로 오게 돼 정말 기쁩니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현아 씨는 김경중에 대한 오랜 팬심을 나타냈다. 그는 사실 김경중 선수의 열렬한 팬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었는데 이곳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워요. 김경중 선수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습니다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김경중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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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카메라로 찍고 있는 이현아 씨>




둘은 강원FC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민지 씨는 정말 기대감이 큽니다. 4위정도 한다고 예상해요. 단박에 몇 단계를 뛰어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잖아요라면서도 상위 스플릿에서 운 좋으면 3위까지, ACL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워낙 좋은 선수가 많이 들어왔아요. 특히 정조국 선수가 정말 기대됩니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사실 강원FC 팬으로 설움도 있었어요. 많은 무시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강원FC가 강원도의 저력을 보여줬어요. 승격하고 나서 친구들에게 엄청 자랑하고 다녔어요라며 특히 겨울에 강원FC가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면서 친구들의 관심도가 커졌습니다. ‘그래도 되겠느냐는 친구들에게 지켜보라고 했어요. 분명히 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이현아 씨와 이민지 씨는 시종일관 선수들의 훈련에 방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걱정했다. 그만큼 강원FC를 아끼고 사랑했다. 선수들의 훈련이 끝나자 비로소 관중석에서 내려왔다. 강원FC는 경기장을 찾아준 둘을 위해 가장 좋아한다는 안수민과 김경중과의 사진 촬영 시간을 선물했다. 둘은 조심스럽게 선수 옆에 서서 휴대전화 셔터를 눌렀다. 행여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말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 둘은 귀중한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를 소중하게 쥔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둘은 올해 평창에서 열리는 홈경기를 많이 방문할게요. 꼭 안수민이 새겨진 16번 유니폼과 김경중이 새겨진 17번 유니폼을 입고 응원갈게요.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치길 바랍니다는 말을 남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집으로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