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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선수들, 고산지대 ‘삑삑이’ 훈련에 다들 녹초

작성일 : 2009-02-14 조회수 : 15,544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며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에서 선보인 셔틀런테스트(일명 삑삑이). 20 구간을 21단계로 나눈 뒤 갈수록 빨라지는 오디오 카세트나 CD의 신호음에 맞춰 왕복 달리기하는 것으로 선수들의 심폐 기능과 회복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훈련이다. 이 테스트를 통해 히딩크가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강철 체력을 만들었고 이후 한국 축구에서 셔틀런테스트는 빼놓을 수 없는 훈련이 됐다.

 강원FC의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11일 중국 쿤밍 해경기지 셔틀런테스트 훈련장.

 선수들은 오디오에서 나오는 기계음에 맞춰 20를 왕복 달리기했다. 축구선수라면 모두 꺼리는 ‘삑삑이’가 진행 중이었다.

 선수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뛰고 또 뛰었다. 100회가 넘어가자 탈락자가 속출했다. 테스트 중인 브라질 용병들이 먼저 ‘백기’를 들었고 활동량이 적은 골키퍼 유현(25) 등이 속속 포기했다.

 최고참 이을용(34)은 142회가 넘자 “그만이요”라고 외치며 스스로 코스를 이탈했다.

 최순호 강원FC 감독은 3분의 1 정도가 탈락한 146회째 훈련 중단을 선언했다. 선수들의 체력 수준을 알 수 있었고 개개인의 회복 능력을 분석할 자료도 충분히 수집했다는 판단이었다.

 훈련 종료에 맞춰 몇몇 선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고 애타게 물을 찾는 선수도 보였다.

 이을용은 “쿤밍이 고산지대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 힘들다. 하지만 이렇게 숨통이 한번 트이고 나면 나중에는 덜 힘들다”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닦았다.

 선수들은 곧 죽을 표정이었지만 최 감독은 “동계 훈련에서 해야할 것 중 하나가 체력 보강이다. 현대 축구에서 강한 체력은 승리의 필수 요소다”며 “선수들의 체력이 스케줄에 따라 향상되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쿤밍(중국)|스포츠칸=김종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