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 선수들의 '아주 특별한 어버이날 선물'
얼마 전 강원FC 구단 사무실에 은행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김영후씨가 강원FC 직원이 맞습니까. 신용카드를 만든다고 신청해 확인차 전화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구단 직원은 김영후(26)에게 “요즘 떴다고 바로 신용카드 만드냐”고 놀렸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사뭇 진지했다. “어버이날이어서 어머니께 신용카드 하나 선물해 드리려고요.” ‘강원의 반 니스텔루이’ 김영후는 7일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하신 부모님께 어떤 선물이 좋을지 고민하다 최근 신용카드를 선물했다. 친구들을 만나 식사할 일이 있을 때 쓰시라는 용도”라며 “그런데 어머니가 부담스러운지 거의 카드를 쓰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프로 초년생이 많은 ‘신생팀’답게 강원FC 선수들의 ‘어버이날 선물’은 다른 팀 선수들보다 풋풋하다. 시즌초 ‘킬러’로 각광받는 윤준하(22)는 지난 3월 8일 자신의 K리그 데뷔전에서 입었던 유니폼 상의를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윤준하는 구단 직원들에게 “어머니가 요즘 살이 쪄 내 유니폼이 딱 맞다. 요즘 그 옷을 잠옷으로 활용하신다”고 말하고 다니며 싱글벙글이다.
지난 5일 인천과 원정경기에 후반 교체투입된 이성민(23)은 이날 시즌 2번째 골로 ‘어버이날 선물’을 대신했다. 사실 올해 번외지명으로 입단한 이성민은 ‘80만원 세대’다. 연봉이 1200만원이라 세금을 제하면 매달 통장에 입금되는 돈은 80만원 가량. 용돈과 저축을 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이성민은 부모에게 “골로 어버이날 선물을 대신할게요”라고 약속했고. 지난 5일 보란듯이 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부모는 눈물을 흘렸다.
일본 출신 마사(28)는 최근 구단에 강원FC 경기 DVD를 요청했다. 일본에 있는 부모에게 자신의 경기장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사는 자신의 인터뷰가 실린 신문들을 꼬박 꼬박 부모에게 보낼 정도로 ‘효심’ 깊기로 소문이 났다.
스포츠 서울 / 이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