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굴에서 호랑이잡자!
강원FC는 오는 5월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울산현대와 2009 K-리그 1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지난 16일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승리와도 같은 무승부’를 거두며 10라운드 K-리그 베스트팀에 선정, 사기가 한껏 고조된 강원FC는 울산을 잡고 상위권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로 이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인 5월. 그러나 강원FC의 일정은 계절의 여왕 5월을 즐길 새도 없이 실로 길고 또 험난했다. 하나 강원FC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가진 팀이었고 홈구장 강릉과 원정지를 오고가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홈경기 무패행진’과 ‘FA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번 주말 11라운드 경기를 치른 후 3일 뒤에 열리는 컵대회까지 마치고 나면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로 인해 한 달여 간 리그 휴식기가 찾아온다. 강원FC 선수들에게는 휴식기 동안 진행될 여름전지훈련을 앞두고 가지게 된 마지막 리그 경기인 셈이다. 선수들은 이번 울산전을 통해 주전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겠다며 벌써부터 ‘올인’을 외치고 있는 중이다. 주지하다시피 최순호 감독은 오래 전부터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 파괴’를 선언한 바 있다. 정경호, 김영후, 윤준하, 이성민 등 공격진에서는 이미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주전 경쟁이 점화된 상태다. 이러한 ‘선의의 경쟁’이 팀 공격력을 얼마나 더 날카롭게 만들어줬을지는 이번 울산전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리그 3승의 좋은 기회
울산현대의 홈구장인 문수구장의 애칭은 ‘호랑이굴’이다. 그간 홈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었기에 붙여진 별칭인 셈. 그러나 김호곤 감독체제로 재편된 올 시즌 울산은 안타깝게도 홈에서 ‘감기 걸린 호랑이’로 전락해버렸다. 올 시즌 리그 성적이 2승 3무 4패인데, 그 중 홈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하며 옛 명성답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 팀 전체 득점은 6득점에 불과하다. K-리그 15개 팀 가운데 최소득점을 기록할 정도의 빈약한 공격력은 울산이 가진 근심 중 하나다. 알미르, 김신욱을 제외하고는 믿을 만한 공격카드가 없다는 것, 부상으로 인한 주전들의 전열 이탈 또한 울산이 가진 또 다른 골칫거리들이다. 이미 오장은, 염기훈, 이진호, 유경렬, 김영삼, 루이지뉴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번갈아가며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이렇듯 선수층이 얇아진 상황에서 AFC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한다는 부담과도 싸워야한다. 11라운드 경기를 치르기 3일 전인 20일, 뉴캐슬 제트와 16강 진출권이 달린 중요한 경기를 치러야 하니 이래저래 걱정만 쌓여가는 울산이다.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한층 더 단단해진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는 강원FC에게는 더없이 좋은 3승 상대라고 할 수 있겠다.
홈경기 첫 승이 절실한 울산에게는 안타까운 말이겠지만 이날 경기는 강원FC가 리그 3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강원도의 힘’을 일으킬 결정적 그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는 공중파채널인 KBS1을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Key Player 정경호
‘삼척의 아들’ 정경호가 친정 나들이에 나선다. 2003년 울산대를 졸업함과 동시에 울산현대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한 정경호는 울산에서 보낸 지난 3시즌 동안 79경기에 나와 10득점 5도움의 활약을 펼치며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이렇듯 ‘제 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울산이지만 이번에는 동지가 아닌 적으로 만나게 됐다. 현재 K-리그 전 경기에 출장하며 강원의 공격을 진두지휘 중인 그가 친정팀 울산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울산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옛 동료 중 하나인 현영민과의 드리블 대결은 반드시 챙겨보아야 할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