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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루니’ 윤준하를 만나다 (2편)

작성일 : 2009-06-30 조회수 : 17,743
               

(1편에서 계속)

 윤준하는 2009 K-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강원의 지명을 받으며 오매불망 꿈에서나 그리던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강원FC의 선수가 되기 전까지는, 그 역시 여느 대학교 4학년 졸업반 학생이 그렇듯 불확실한 자신의 장래에 대해 고민하던 수많은 청년 중 하나였다.  

강원: 축구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알고 싶다. 
윤: 대학교 4학년 때 제일 힘들었다. 취업에 대한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상상 이상으로 받았다. 술도 많이 먹고. 당시 대구대 주장이었다. 주장이기에 팀원들도 챙겨야 하고. 신경 쓸 일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강원: 그래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힘이 된 존재가 있었기 때문 아니겠는가?
윤: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뒷바라지 해주신 거 잊지 않고 있다. 

강원: 부산전 당시 보여준 하트 세레모니가 참 인상 깊었다. 팬들을 위해 좀 더 다양한 세레모니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윤: 신경은 많이 쓰는데 골 넣고 나면 필름이 끊긴 것처럼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당연히 강원FC 팬들에게 재밌는 세레모니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골을 넣어야 하고, 필름도 안 끊겨야한다(웃음) 골 넣고 필름 안 끊기면 최대한 재밌는 세레모니를 많이 보여드리겠다. 

강원FC의 선수가 되고난 후 시즌 개막까지. 무명인 그에게 매 경기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고, 땀은 솔직하다던 누군가의 말처럼 그는 그 기회들을 놓치지 않았다.  

강원: 처음 강원FC에 지명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윤: 두 번 놀랐다. 일단은 강원에 지명됐다는 것에 놀랐고, 그 다음은 4순위라는 것에 놀랐다. 처음에는 번외지명, 운 좋아야 6순위 지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4순위로 뽑아주셔서 너무 기뻤다. 우선순위에 못 든 것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했다. 

강원: 프로에 와보니 어땠는가? 생각한 거와는 분명 많이 달랐을 텐데.
윤: 처음엔 프로에 오면 편할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다른 건 다 편했는데 운동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강원: 듣기로는 감독님이 이전에 하던 것과는 뭔가 다른 것을 요구했다고 하던데
윤: 대학 때와 180도 다른 축구를 요구하셨다. 감독님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이 뛰어서 맞춰나가자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 안 뛰면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강원: 처음에 자신이 이렇게 중용될 거라고 생각했는가?
윤: 처음에 1군, 2군 나눠서 훈련할 때는 2군 쪽에서 훈련했다. 그냥 1년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내년을 노려보자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처럼 올라서게 될 줄은 몰랐다. 

강원: 언제가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하는지?
윤: 중국 전지훈련에서 전남과 연습경기를 했는데 3-3으로 비긴 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그 때부터 조금씩 감독님의 눈에 띈 거 같다. 

강원: 그 때 감독님은 어떤 얘기를 많이 해줬는가?
윤: 전술 이해에 최대한 중점을 두셨다. 특히 그 중에서도 패스의 정확도를 강조하셨다. 

강원: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개막전이 다가왔다. 관중이 꽉 찬 경기장에서 처음 뛴 경기였는데 많이 긴장했을 거 같다.
윤: 부담은 됐지만 재밌었다. 스릴도 있었고. 

윤준하와 더불어 강원FC의 전반기는 현재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강원FC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거대한 도전을 앞두고 있고, 윤준하 역시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후반기 여정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꿈과 각오를 물어봤다.  

강원: 현재 강원의 공격자리는 주전 경쟁이 심하다. 안성남 선수도 돌아왔고. 밑에서는 이성민 선수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울 거 같다.
윤: 많이 부담스럽지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다보면 나 자신이 더 향상될 거라고 생각한다. 

강원: 누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거 같나?
윤: (안)성남이형이랑 곧 돌아오는 (김)진일이형이다. 

강원: 흠. 만만찮은 경쟁자들이다. 두 선수 모두 성인무대 경험이 있지 않은가. 대학 시절 리그 경기를 경험해보지 못해 컨디션 조절이 힘들 거 같다.
윤: 맞다. 아직까지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 일주일마다 계속 시합이 있으니까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이게 한 1년 정도 걸릴 거 같다. 

강원: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 해 달라.
윤: 개인적으로는 골을 2~3골만 더 넣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가 6골이다. 팀은 6강이 제일 좋은 목표인데 중간 정도 해도 정말 잘하는 거라 생각한다. 신생팀이 그 정도면 정말 잘 하는 거 아닌가. 현재 패스를 세밀하게, 또 정확하게 주고 받는 훈련이 진행 중인데 이게 잘만 완성된다면 후반기에는 더욱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원: 6골이라. 조금 더 넣어도 괜찮다(웃음). 그렇다면 강원FC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윤: 우선 강원에서 대표팀 선수로 차출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첫 번째 선수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정말 욕심난다. 

강원: 첫 번째는 정산 선수가 U-20대표팀에 차출되면서 뺏어갔다.
윤: 그런가? 어쨌든 시간이 갈수록 욕심이 날 거 같다. 국가대표 욕심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강원: 맞는 말이다. 솔직한 모습 보기 좋다. 팬들은 ‘강원의 레전드가 되겠습니다!’ 이런 대답을 원하겠지만 그런 말은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 때만 해야 한다.
윤: 그런 거 같다. 그래도 강원은 나에게 정말 잘 맞는 팀이다. 팀에서 내보내지 않는 한 여기에 계속 있고 싶다. 바람이자 소원이다. 

강원: 마지막으로 축구 선수로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들려 달라.
윤: 해외 진출도 하고 싶다. 영국이 아니더라도 어디든 한 번 나가서 다른 나라는 어떤 축구를 하는지 느껴보고 싶고 내 자신이 다른 곳에서도 통하는지 알아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K-리그에서 통해야 할 것이다. 일단 K-리그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고 나서. 국가대표야 앞에서도 많이 말했으니까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겠다. 

강원: 윤준하 선수의 그 소중한 꿈이 강원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길 기원하겠다. 남은 훈련 잘 받고, 경기장에서 그 밝은 미소 다시 봤으면 좋겠다.
윤: 고맙다. 먼 길 왔는데 조심히 돌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