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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태 선수가 나르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작성일 : 2009-09-22 조회수 : 17,579

             
              지난 20일 원정경기에서 나르샤 회원에게 생일케익을 전달받는 노경태 선수 ⓒ 강원FC

안녕하세요. 노경태입니다.

지난 일요일, 그러니까 9월 20일은 앞으로도 제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일 것 같습니다. 그날은 대구와의 원정경기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24번째 생일이기도 하였고요.

무척이나 오랜만에 따라가게 된 원정경기였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한없이 가슴이 뛸 만큼 기분 좋고 참 행복했습니다. 한데 주무형이 저한테 살짝 와서 귀뜸해주더라고요. 대구까지 오신 나르샤 회원분들이 저를 위한 생일잔치를 준비했다고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생일축하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엔 무척이나 쑥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제 생일을 기억해주고, 또 축하해주겠다고 하는 그 마음에 너무나 감사드린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비록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참 많은 것을 얻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트랙에서 몸을 풀며 “이제 시작이다~”라던 자황의 깃발을 부르는 나르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제 축구인생도 이제 막 강원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죠.

아직도 꿈꾸는 것처럼 느껴지기만 한 창단식. 새로 만난 동료들과의 훈련. 속초에서 인천과의 첫 경기. 그리고 경기 중 불의의 부상. 찢어진 근육을 다시 보강하기 위해 혼자 한국에 남아 땀흘려야했던 재활의 시간까지. 유난히 힘들었던 겨울이 지났고 4월 8일 대구와의 컵대회 원정경기에서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훈련 중 인대를 다치는 바람에 제대로 걷지도 뛰지도 못하는 시련의 시간이 찾아왔지만 지난 주말 프로 데뷔전을 치렀던 대구를 다시 찾았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했고, 또 기뻤습니다.

시련 앞에서 사람은 강해진다고 하죠. 저 역시 그 속에서 기다리며 기도하며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할 수 있다는 믿음만 온 마음 가득하니까요. 그 사실을 잠시 잊었던 것 같았는데, 대구에서 만난 나르샤 여러분 덕분에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가족만이 기억할 거라고 여겼던 제 생일을 축하해줘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 많은 나르샤 분들이 저를 위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시는데,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 떨렸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경기에 아쉽게 지는 바람에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도 못 드린 거 같은데, 이 글로서나마 감사 인사 전합니다. 참, 치즈케이크는 강릉에 도착해 성민이, 세인이 형, 주원이형과 맛있게 먹었습니다. ^^ 제 나이인 ‘24’ 숫자 촛불도 너무 예뻤고요. 

나는 지금 가지구 있는 이 마음들, 잊지 않고 담대히 나아갈 것을 약속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경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