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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일에 대처하는 강원FC 선수들의 자세

작성일 : 2010-02-09 조회수 : 17,054

                            
                                 휴식일에 피로를 풀고 있는 권순형, 김영후 선수 ⓒ 강원FC 

 직장인들에게 월요일은 황금 같은 주말을 뒤로 한 채 일터로 돌아가야만 하는 ‘고난의 날’이다. 그러나 강원FC 선수들에게 월요일은 고된 훈련 뒤에 휴식이 주어지는 ‘꿀맛 같은 날’이다. 지난 일요일 오전?오후로 나눠 연습경기를 치른 선수단은 일주일만에 휴식을 가졌다. 

 오전 8시 30분. 선수들은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아침을 먹은 뒤 본격적으로 자유시간에 돌입했다. 과연 강원FC 선수들은 휴식일을 어떻게 보냈을까.  

 올해로만 쿤밍에 4번째 방문한 김영후는 동료 선수들에게서 “쿤밍 가이드를 해도 좋겠다”는 농을 받을 정도로 ‘쿤밍통’이다. 김영후는 아침식사 후 천안시청에서 이적한 룸메이트 김태호와 지난해 룸메이트 권순형, 그리고 신인 박상진을 끌고 호텔 근처 마사지숍을 찾아 발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 후에는 쿤밍 시내에 있는 한국 식당을 찾았는데, 떠나기 전 이동현, 고재민 등 올 시즌 입단한 신인선수들에게 식당 위치를 알려주는 친절 또한 잊지 않았다.  

 반면 휴식일에도 축구를 한 선수들이 있었다. 이쯤하면 ‘연습벌레’가 떠오를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오락지존’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강원FC 훈남 골키퍼 콤비 김근배, 정산은 오전 내내 축구 게임 ‘위닝 일레븐’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서 즐겨보던 드라마를 다운받아 몰아서 본 선수들도 있었다. 올 시즌 영남대를 졸업하고 강원FC에 입단한 김창희와 수원시청에서 이적한 하정헌은 파스타, 추노 등 한국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또 3순위로 입단한 이윤의는 소녀시대 신곡 ‘Oh!' 뮤직비디오를 반복해서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고상한 학구파도 있었다. 천안시청과 수원시청에서 이적한 김태호와 김경춘는 ‘성공이 성공이 아니고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 ‘청소부 밥’ ‘최고의 삶’ 등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휴식일을 보냈다. 두 사람 모두 내셔널리그에서 꿈에 그리던 K-리그에 입성한만큼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었다. 김경춘은 현지에 파견된 구단 직원들에게도 가지고 온 책들을 추천하며 책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인터넷 메신저로 가족, 친지들과 안부를 묻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을용, 정경호, 안성남 등 결혼한 유부남 선수들의 경우가 그랬다. 한데 윤준하는 메신저를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최근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 윤준하는 개인교사까지 두며 목하 공부 중이다. 윤준하는 오후 내내 어려운 문법이나 단어가 나올 때마다 메신저를 통해 과외 선생님과 공부했다.  

 이렇듯 저마다 꿀보다 달콤한 휴식일을 알차게 보냈지만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저녁식사 후 훈련장으로 달려가 가벼운 조깅과 드리블, 슈팅 연습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