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이용 북한 4-25 U-19팀 연습경기에서 골 터뜨려
2009년 K리그에서 경기하고 있는 까이용의 모습ⓒ 강원FC
프리윌리의 한 장면 같았다. 돌고래처럼 껑충 뛰어올라 헤딩했고 볼은 이내 골망을 갈랐다. 수비수 2명이 함께 점프하며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0일 오전 쿤밍 해경기지 내 5번구장에서 열린 북한 4.25 U-19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까이용은 쿤밍 입성 후 첫 골을 신고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까이용과 투톱으로 뛰던 신인 이준협은 경기 종료 후 “경기 중 북한 선수들이 ‘님! 님! 저 선수는 몇 살입네까?’라고 까이용의 나이를 묻기에 20살이라고 말해주자 깜짝 놀라며 ‘대단합네다’라고 말했다”며 4.25 U-19팀과의 에피소드를 전해줬다.
까이용은 “쿤밍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다. 작년 쿤밍 전지훈련 당시 처음 강원FC팀 훈련에 합류했다. 쿤밍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덕에 강릉까지 올 수 있었고 결국 입단에 성공했다”며 “쿤밍에서의 좋은 기억을 되새기며 올 시즌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래서인지 까이용은 최근 제법 의젓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19살로 팀의 유일한 ‘막내’였던 까이용은 1년 만에 막내생활을 청산하게 됐다. 신인 김정주, 이훈, 양한빈 등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강원FC에 입단한 덕이다. 한국어는 여전히 서툴지만 한국의 형-동생 문화만은 잘 알고 있기에 까이용은 자신의 노트북이나 PSP를 동생 선수들에게 친히 빌려주는 등 제법 형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어쩌면 책임의식의 발로인지도 모른다. 올해부터 강원FC는 새롭게 2군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까이용은 최전방 공격수로서 2군리그 선수단의 선봉장을 맡았다. 최순호 감독은 “까이용은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가 아니다. 일단 올해에는 2군리그 주전으로 뛰게 되지만 언제든지 1군에 올라올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그만큼 나이는 어리지만 공격수로서 다양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는 선수다”라고 평했다.
(북한 4-25 U-19팀과의 연습경기는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으로 경기 결과를 알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