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뉴스

쿤밍에서 특별한 설명절 보내

작성일 : 2010-02-16 조회수 : 16,032


                      
                        설날을 맞이해 윷놀이를 즐기고 있는 선수들 ⓒ 강원FC 

강원FC 선수단에는 잊지 못할 설명절이었다.

 설을 앞두고 선수단의 보금자리가 위치한 강릉에는 폭설이 쏟아졌으나 전지훈련 중인 쿤밍에는 맑은 햇살과 폭죽소리(?)만 가득했다. 예로부터 중국에선 새해가 시작할 때 액운을 쫓고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폭죽을 터뜨리는 전통이 전해지고 있다. 그 때문에 매일 밤 쿤밍 시내에는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아침마다 라피치, 까이용 등 외국인 선수들은 “폭죽 소리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하소연하곤 했다. 이렇듯 구정을 맞아 쿤밍 전체가 들썩였지만 강원FC 선수단은 예정된 훈련 스케줄에 맞춰 움직였다. 그러나 민족 최대명절을 타국에서 보내는 만큼 음력 1월 1일이었던 지난 14일 꿀맛 같은 하루 휴식이 전격 주어지기도 했다.  

 지난 14일 강원FC 선수단 전원은 아침 식사 후 삼삼오오 자리에 모여 앉아 점심에 먹을 떡국에 들어갈 만두를 함께 빚었다. 만두를 빚은 후 선수들은 호텔 1층 홀로 이동해 ‘강원FC 설맞이 윷놀이 대회’를 열었다. 윷놀이 대회는 선수 39명과 지원스탭 9명 총 48명을 12개조로 나눈 뒤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우승은 ‘큰형님’ 이을용 조에 돌아갔으며 ‘괴물’ 김영후 조는 아쉽게 2등으로 밀렸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몇몇 선수들은 “K-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상복을 누릴 데로 누린 사람들이 윷놀이 대회에서도 1,2등을 휩쓰냐”는 말과 함께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 한바탕 웃음꽃이 피기도 하였다.  

 단체 게임 후에는 개인 대결인 ‘빙고 게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코칭스탭들이 각각 5만원씩 각출하여 기부(?)한 덕에 상금이 걸린 5X5 빙고 게임의 열기 또한 대단하였다. 빙고 게임은 ▲숫자 ▲여자연예인 ▲남자연예인 ▲나라 ▲동물 ▲강원FC 선수 나눠 진행됐는데, 까이용과 라피치의 경우 한국어를 쓰지 못해 룸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게임에 참여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남자연예인 부문에서 까이용이 ‘빙고!’를 외치며 1등을 하는 대파란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까이용의 룸메이트 신인 김창희는 “그 상금이 내 것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라며 두고두고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최순호 감독은 설날 행사를 마치며 선수들에게 “올 한해 강원FC에서 큰 사람이 나오길 바란다”며 “큰 사람은 비싸고 화려한 집이 아닌, 기초가 튼튼하고 내실있게 가꾸는 집에서 나오는 법이다. 올 시즌 꼭 그런 집을 세워 우리 모두 그 속에서 몸과 마음 모두 큰 사람으로 성장하자”는 덕담을 건넸다.

 김원동 대표이사는 “전지훈련 때문에 중국에서 설을 보내느라 고생이 많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곧 값진 열매로 돌아올 것이다. 그간 강원도민들이 보내준 뜨거운 성원에 답하는 길은 화끈하고 매너있는 강원FC만의 신명나는 축구를 보여드리는 것이다. 올 시즌에도 돌풍의 주역이 되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선수단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