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주장과 프로 새내기' 강원의 뉴센터백 김오규-정헌식
25세의 젊은 주장과 프로 새내기.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이들은 올시즌 강원FC의 수비를 이끌 새로운 센터백 콤비 김오규(25)와 정헌식(23)이다.
김오규는 프로 4년차만에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2011년 전체 1순위로 강원 유니폼을 입은 그는 동계전지훈련에서 피로골절부상으로 인해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다. 첫 해 마지막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 후 강원의 수비 대들보로 성장한 김오규는 2012년 33경기, 2013년 34경기를 치렀다. 배효성이 떠난 강원의 새로운 수비리더로 지목된 그는 코칭스태프들의 신임속에 주장 완장을 찼다. 김오규는 "주장이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숙소생활하는 사람 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아서 부주장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다"며 "주장이라는 자리가 참 어렵다. 형들도 많은데 나서서 중간 역할을 한다는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주장 뿐만 아니라 수비진을 정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까지 떠 맡았다. 김오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감독님이 수비보다는 공격전술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수비는 어떤 감독님이 와도 큰 틀에는 변화를 안준다. 수비진에는 내가 가장 경험이 많기 때문에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김오규가 애정을 갖고 이끄는 후배가 바로 정헌식이다. 정헌식은 올시즌 테스트를 통해 강원에 입단했다. 계약이 불투명했을 정도였던 정헌식은 새롭게 부임한 알툴 감독의 눈에 띄며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김오규는 운동장에서 유독 정헌식에게 소리칠때가 많다. 정헌식은 "처음에는 너무 많이 혼내서 오해도 많이 했다. 그 뒤로 대화를 많이 하며 오규형이 경기를 위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김오규는 "선수 생활 하면서 나와 다른 성향을 선수들과 잘 맞았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할때 시너지가 났다. 헌식이는 나에게 없는 파워를 갖고 있다"며 "분명 장점이 많은 선수인데 실수 후 너무 많이 위축되더라. 그런 부분만 보완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네가 실수하면 내가 반드시 막아주마. 내가 실수하면 네가 커버해줘야 한다. 실수 후 고개 숙일 여유가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다행히 정헌식은 김오규의 충고에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김오규는 "김은중형이 처음 왔을 때 해준 말이 있다. '팀이 잘되야지 내가 잘되고 빛날 수 있다.' 평범한 말이었지만 이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후배들에게도 이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인 정헌식은 "개인적인 목표 말고 팀의 승격을 위해 뛰겠다"며 형의 조언에 화답했다. 아직은 어색한 둘의 호흡이 무르익을수록 강원의 승격은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안탈리아(터키)=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