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주장 황교충 "경기 뛴다고 안주하면 안 돼"
프로축구 강원FC는 2015시즌 주장으로 골키퍼 황교충(30)과 수비수 백종환(30)을 공동 선임했다.
포지션의 특성상 경기 도중 필드 플레이어에서도 선수들을 리드하는 역할을 백종환이 맡고 팀의 주장은 주전 골키퍼 황교충이 담당하는 모양새다.
골키퍼가 주장을 맡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황교충이 완장을 차게 된 것은 그가 평소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강한 리더십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인 황교충은 "주장이라는 타이틀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후배 선수들에게 이런 짐을 떠넘기는 것보다 고참이 나눠서 맡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시즌에는 1부리그 승격의 목표를 이루지 못해 실패한 한 해가 됐지만 올해는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거듭나 반드시 1부리그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양대 출신으로 실업 김해시청에서 뛰다가 2010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포항에 지명된 황교충은 사실 벤치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포항 입단 이후 2010년에 4경기, 2011년에 한 경기에 출전했고 2012년과 2013년에는 리그 경기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
지난해 1월 강원으로 이적한 그는 "그래서 강원에 오게 됐을 때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여기에 와 보니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그저 경기에 뛰는 것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일 때는 쓴소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교충은 "포항에서의 경험 덕에 지금도 나는 '1년에 우선 한 경기에 나가는 것'을 1차 목표로 정하고 있다"며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적 후 첫 시즌이던 지난해 강원에서 21경기에 나가 23실점을 기록하며 포항에서 제대로 뛰지 못한 한을 제대로 풀었다.
황교충은 "포항에서 '왜 출전 기회를 안 주나'라고 불만만 느끼고 있다가 2013년 12월 계약이 만료되고 나서 약 1개월간 '무적 선수'가 됐을 때 기분을 잊을 수 없다"며 "2013시즌이 끝나고 막 결혼을 했을 당시인데 그때는 정말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매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팀이 잘 되면 자연스럽게 개인도 잘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황교충은 "강원에서 열심히 뛰어 1부리그 승격하고 1부리그에 올라간 강원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