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토박이 손설민, 테스트 선수 성공시대 예고
"저를 안 뽑은 팀에 뭔가 보여줘야죠, 하하."
손설민(25)은 지난달 프로축구 2부리그 강원FC의 선수 선발에 지원했다.
2012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1년 만에 실업축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팀을 옮겨야 했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계약이 만료됐다.
지난해 말 다른 2부리그 팀의 선수 선발에 지원했으나 낙방의 쓴잔을 든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강원의 선수 선발에 다시 도전했다.
그는 "만일 강원에서도 나를 뽑아주지 않았다면 일반병으로 입대할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주문진중, 강릉제일고를 거쳐 관동대를 나온 강원도 토박이인 그는 "학창 시절부터 가고 싶었던 팀이 바로 고향팀 강원"이었다고 한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그는 서류 전형을 거쳐 30여 명으로 추려진 실기 테스트에서 당당히 합격해 3년 만에 다시 'K 리거'가 됐다.
강원의 중국 쿤밍 전지훈련에서 만난 손설민은 "2009년 강원이 창단할 때 대학교 1학년이었다"며 "오후 운동이 끝나면 경기장에서 강원 경기를 보곤 했는데 그 팀에서 뛰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 174㎝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프로에서 실업무대를 한 번 거쳤기 때문에 이번 시즌 큰 마음을 먹고 있다"고 각오를 전하며 "어시스트를 10개 이상 기록해서 K리그 챌린지 도움 부문 상위권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강원의 강원도 출신 선수 4명 가운데 하나인 손설민이 나온 주문진중과 강릉제일고는 공교롭게도 강원의 U-15팀, U-18팀으로 지정돼 앞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로 커 나갈 여건도 마련돼 있는 셈이다.
왼발잡이인 그는 자신이 보완할 점으로 수비와 체력을 꼽았다.
"공격에는 비교적 자신이 있다"는 손설민은 "경기 영상을 나중에 봐도 수비나 체력은 문제인데 아직도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했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작년까지 미드필드가 약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영리하고 경기 운영 능력, 볼 센스를 두루 갖춘 선수들이 보강됐다"며 손설민 등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이영표 선배님의 모든 것을 닮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손설민은 "강원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일반병이 아닌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 한 단계 더 높은 축구 선수로의 꿈을 키워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