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샘 "강등은 그만…이제는 승격이다"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강원FC의 수비수 이한샘(26)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최근 3년 사이에 두 번이나 2부리그 강등을 맛본 드문 선수다.
신인 시절이던 2012년 광주FC에서 2골을 넣으며 그해 신인 선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팀은 강등의 쓴맛을 봤다.
또 지난해에는 경남FC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역시 돌아온 것은 강등이라는 결과였다.
2014년을 끝으로 경남과 계약이 만료된 이한샘은 지난 2일 강원에 입단,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선수단에 뒤늦게 합류했다.
그는 "최근 부상이 끊이지 않아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인 2012년을 제외하면 2013년 왼쪽 무릎 인대, 지난해 상반기에는 피로골절이 찾아왔고 하반기에는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치는 등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이한샘은 "지난해 10월 오른쪽 무릎을 다치고 나서 경남에서는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며 "새로운 팀을 찾고 있던 상황에서 강원 대표님과 감독님이 연락을 주셔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이적 계기를 설명했다.
프로에서 광주, 경남, 강원 등 시·도민 구단에만 몸담았던 그는 "운동하는 환경 자체는 비슷하겠지만 마음가짐은 매번 달라지는 것 같다"며 "강원은 최윤겸 감독님이 선수들이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해주시기 때문에 팀의 훈련 분위기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한샘은 "강원은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내년에 1부리그 승격할 수 있는 저력이 보인다"며 "선수는 팀에 대한 애정이나 주인의식이 있어야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쪽의 마인드 컨트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속했던 팀마다 거의 예외 없이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돋보이는 선수이기도 하다.
신갈고, 건국대에서는 물론 2011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았고 프로 3년차였던 지난해 경남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 역대 최연소 주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한샘은 "끌어가는 리더십보다 '힘들 때 나누는 것이 팀'이라는 생각으로 같이 가면서 하는 축구의 효율성을 강조했던 것 같다"고 유독 주장과 인연이 깊었던 이유를 풀이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원래 내 이름이 '이후진'이 될 뻔했지만 어머니가 반대하셔서 '이한샘'으로 바뀌었다"며 "그 바람에 원래 10월16일 생인데 주민등록상에 10월18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자의 뜻이야 다르겠지만 '뒤로 간다'는 의미와 같은 '후진'이 아닌 '한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한샘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올해 12월에 시즌이 끝나면 선수단 모두가 서로 웃는 얼굴을 하고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쿤밍은 그가 맹활약을 펼쳤던 신인 시절인 2012년 전지훈련 장소라고 한다. 이한샘에게 쿤밍이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지 2015시즌 K리그 챌린지가 기대된다.
중국 쿤밍=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