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선수가 강원FC 팬들에게 쓴 편지입니다.
20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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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종진입니다. 좋은 소식이 아닌 갑작스런 이별 소식을 전하게 돼 우선 너무 죄송합니다. 그동안 너무 사랑해주셨는데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돼 인사도 못 드리고 오게 되었네요. 창단멤버로서 강원FC에 있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이제 선수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고 강원FC 팬들과도 한명 한명씩 알아가면서 참 많이 즐거웠는데 이렇게 너무 빨리 헤어짐을 갖게 되었네요. 작년 한해 조커로 투입되며 나르샤 분들 앞에서 몸을 푼 적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힘내라, 빨리 들어가라며 박종진을 외쳐주신 분들... 잊을 수가 없네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들 때문에 그래도 조금이나마 활약할 수 있었고 좋은 한해를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일본에 있을 때도 어려운 시기가 많았기에 K-리그로 다시 돌아오며 걱정이 많았어요. 처음 강원FC에 입단하고 약 4개월 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프로의 벽을 실감함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그렇지만 감독님과 사장님의 뜻이 있었고 그때마다 나르샤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강원에서 멋지게 부활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강원FC가 제2의 축구인생을 만들어준 거 같아 참 많이 고맙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동계훈련도 열심히 했고 준비를 참 많이 했었는데, 그래서 작년에 못한 것들을 목표로 삼아 노력했지만 많이 보여주지 못해서, 특히나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서, 그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김원동 사장님을 비롯해 최순호 감독님, 코칭스태트들 팀 동료들, 강원 팬들에게 죄송스럽고요. 후반기 때 잘해보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돼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언제나 가족 같은 분위기의 강원FC를 생각하면 추억도 많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머릿속을 스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원정경기가 끝나고 강릉으로 돌아가는 길 휴게소에 만났던 나르샤 분들... 제가 이름은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응원 감사드린다며 까페라떼를 드렸던 분들... 또 그날 경기에 졌는데도 휴게소에서 반갑게 꼬치 하나 건네주시던 분도 떠오릅니다. 어디 그뿐이던가요.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항상 반가워하면서 힘내라고 응원해주시고 잘했다며 따뜻한 격려와 함께 박수쳐주신 분들... 잊지 못할 거예요. 작년 생일에 찾아와주셔서 케이크에 촛불 켜주셨던 분들, 그리고 올해 생일에도 잊지 않고 찾아와주신 분들도 감사드려요. 몸 풀러 서포터스 앞에 갈 때마다 박종진, 제 이름 석자를 외치던 분들 그 목소리도 제 머릿속을 스칩니다. 종진아, 하며 손 흔들어주신 나르샤 분들도 생각나고요. 그리고 우추리 어르신들... 항상 따뜻하게 손잡아주시고 마을로 초대해주셔서 염소탕도 맛있게 끓여주시고 함께 떡도 만들어 먹던 그날을 잊지 못할 거예요. 앞으로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거예요. 무한질주, 종날두, 심형래... 여러분들이 지어주셨던 여러 별명들도 아련하게 머릿속을 스칩니다. 참... 오늘 아침에 기자 분께 연락이 와서 훈련 나가기 전에 급하게 전화로 인터뷰를 했는데 수원삼성이 No.1이었다는 기사에 서운하게 생각하신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는 이제 수원에서 뛰게 됐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기사가 조금 부풀러져 나온 거 같아요. 물론 이제는 수원 선수가 됐으니 수원을 위해 열심히 뛰겠지만 그래도 저에게 기회를 주었고 제2의 축구인생을 꽃피우게 해준 강원FC를 잊지 않을 겁니다. 뒤에서 마음속으로나마 응원할게요. 누군가 제게 첫 번째 팀을 묻는다면 K-리그에 처음 몸담았고 데뷔전의 기쁨을 선사해준 강원FC라고 말할 거예요. 비록 팀을 떠나게 되었지만 K-리그 첫 번째 팀은 강원FC였으니까요.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면서 정말로 너무나 감사했던 분들이 너무 많은데... 한분 한분 감사하다는 말 다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제 마음... 다들 아실 거라 믿어요. 부상으로 교체 당하며 나갔던 전남전이 강원FC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돼 무척 마음이 아프고 아쉬워요. 그리고... 제 이름을 유니폼에 마킹하신 분들도 계시는 걸로 아는데요, 저는 비록 떠나지만 유니폼 속 제 이름이 영원하듯 저도 마음속으로 저를 사랑해주셨던 나르샤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게 많은 추억을 안겨주었던 강원FC와 그 추억을 함께 나눈 나르샤 분들... 너무 감사드렸고 또 사랑합니다. 얼굴 보며 마지막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고요 9월에 강릉에서 경기 갖게 되면 이번에 못한 인사 꼭 드릴게요. 그때까지 건강하시고 우리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요. 여러분의 종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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